루쉰.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 마리북스 독서 讀書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조심스럽게 읽어 내려간 책 < 루쉰,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 >

학부 때 동아시아 관련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학과 교수님 중 가장 좋아했던 분이 진행하던 수업이었는데, 나는 그때 루쉰을 알게 되었다.
중어중문도 아니고 중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 어려웠지만 루쉰과 그의 작품만큼은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해당 시기의 우리나라 문학과 중국의 사회 상황, 사건 등을 비교해가면서 작품들을 접하는 건 때로는 곤욕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몰랐던 당대의 사상가를 점차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보람차고 인상 깊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더욱 반갑게 읽은 책, 오랜만에 학부 때의 수업이 생각났던 이번 책




루쉰을 우리나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자면 아마 <아 Q 정전>의 작가라고 소개하는 게 제일 간단할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작가임과 동시에 당대의 ( 그리고 지금도 ) 중국에서 뚜렷한 기준점을 가지고 있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근현대사를 모르는 우리들에게는 루쉰의 사상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등
어렵게 다가오고 정보도 부족한 편인데, 이번 책을 통해서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만날 수 있다.
전체적인 생애를 비교적 쉽게 담고 있고 주변의 사건들 지인들과의 대화와 변화 등을 통하여
그의 사상이 어떤 부분에서 이러한 의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혹은 왜 그렇게 하였는지 등을 이해하고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루쉰의 삶은 필연적으로 실패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쉰의 위대함은 그런 실패에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일어섰다는 데 있다.
곧 앞서 말한 '싸움꾼' 루쉰의 내면에 흐르는 것은 바로 이 '저항 정신'이었다.

< 루쉰,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 中 9p > 





일본 유학 중 강남반에서 처음으로 변발을 자르고 친우들에게 사진으로 보내는 루쉰.
자신과 자신이 결속되어있는 사회를 냉철하게 판단할 줄 알았으며,
그를 개선하기 위한 날 선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알았던 인물.

때로는 문학 작품을 통하여 혹은 강연 등 직접적인 방법으로 실천한 그의 용기가 인상적이다.
( 사회를 향해서는 아니더라도 ) 내가 나 스스로의 인생에 거침없는 용기가 생기는 기회가 있을까?







일본 유학, 후지노 선생과의 일화와 고향을 떠나 여러 지역을 다녔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외에도 학교의 배려 등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종종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는지라 루쉰의 일본 유학생활도
'언제나 외지인의 차별 등을 받지는 않았을까-'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학교에서 배려를 해준 이야기 등이 환등기 사건만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나에겐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후지노 선생과 있었던 자세한 일화 등은 알지 못했던 더 깊은 내용들을 살며시 읽은 것 같아 흥미로웠다.







환등기 사건, 아큐의 탄생 (& 위대한 정신승리법 ), 제3종인 논쟁 등은 루쉰을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어렵거나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전에 학부 수업으로 루쉰을 이미 알고 있기도 하고 해당 수업을 좋아했기에 이 수업을 떠올리며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약간씩 그때의 교수님이 힘주어 말하던 부분이나 내용들이 오버랩이 되기도 했달까.

루쉰과 관련한 대학 수업 등을 듣는 학생들이라면 조금 더 제대로 그리고 깊게 그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되고 유익한 책이기에 추천해본다.
아마 수업에도 도움이 되고 수업과 별개로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






'나쓰메 소세키'가 살았던 집에 살았던 루쉰.
좋아하는 작가 둘이 모두 거주했던 공간이라니! 가보고 싶어져서 한 컷 :)






만약에 말이네, 창문도 없고 절대 부술수도 없는 쇠로 만든 방이 한 칸 있다고 치세.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네. 머지않아 숨이 막혀 죽을거야.
하지만 깊이 잠이 든 상태이니 무슨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하겠지.
그런데 지금 자네가 큰 소리를 질러 비교적 의식이 있는 몇 사람을 깨운다고 하세.
그러면 이 불행한 몇 사람은 가망 없는 임종의 고통을 느끼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자넨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
하지만 기왕에 몇 사람이라도 깨어나면 그 쇠로 된 방을 깨부술 희망이 절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오랜만에 읽은 루쉰은 변함없는 그의 사상과 생각을 담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는 내가 바뀌어서 그런지 여러모로 처음 그를 접했을 때보다도 다양한 생각과 의미로 다가왔다.

중국을 떠나, 고향을 떠나 그리고 다양한 학교에서의 강의와 여러 활동 등을 한 그의 용기가 부럽기도 했으며,
한 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그의 삶도 덧붙여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령 사상 등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었지만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라는 사랑하지 않았던 아내에게 있어서는
결국엔 한 사람의 인생을 비참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 이후에 어떻게 살았을까- 등을 생각해보게 되었달까







책에서 후반부 4~6부, 특히 논쟁 등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어려워서 높은 집중도를 필요로 했다.
읽어나가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을 뿐 아니라 몇 부분에 있어서는 ( 연맹과 당 같은 부분 )
책을 읽다가 잠깐씩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면서 읽었는데 어렵지만 밀도 있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루쉰의 삶과 그의 사상 등을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는 책.
꽤나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되도록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담았다.

보통 루쉰의 작품 설명 이외에 이런 일대기와 사상에 대한 설명 등은 중국인들이 쓴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들이 많은데,
한국 교수님의 설명으로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부분들이 있어 보다 잘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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