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회사원 명탐정 미스터리 소설 일상 日記






오랜만에 읽은 일본 미스터리 소설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제목부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고 노란색의 표지도 신선하다.
(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얼굴을 표지에 안 그려 넣었어도 좋았을 것 같아서 이 부분이 살짝 아쉽지만. 약간 표지가 만화스러운 느낌이 들기도하고, 책 속의 내용과를 별개로 조금 가벼운 내용일 것 같은 생각을 주는 표지랄까. )





미스터리 상을 수상한 이번 책. 문학상을 엄청나게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읽다보면 '상을 받을만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데뷔작으로는 탄탄하고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작품 주인공 이름을 따와 '시라이시'로 필명을 바꾸었다는 것, 후속작 등이 있는 것 등으로 꾸준하게 시리즈 도서로 미스터리 책을 출간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덧붙여 적자면, 도쿄 신주쿠 태생인 것을 소설에도 한껏 장점으로 잘 이용해서 풀어낸 것 같다.

그리고 번역은 이소담씨(?)가. <하루 100엔 보관가게>를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는 제목만으로도 많은 회사원들에게 인기를 이끌었던 책이기도한데, 여러 책들을 번역하신 것 같다. 좋아하는 책들을 번역한 분이라 괜히 텍스트만으로도 반가워서 :-)




주인공인 시라이시가 ( 제목의 '나') 도쿄의 하치고 동상 앞에 여성의 머리를 유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미스터리 사건에서 '동상에 머리가 유기되는 일'이 생기면, 보통은 그 유기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그녀의 머리를 유기한 나'의 관점에서 사건과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머리를 자르고 유기한 것은 분명하게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회사원이며 감정이 덤덤하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 그의 일상과 시간에 따른 이야기는 일반 독자로 하여금 묘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죄송합니다. 범인은 저에요.'




'응, 지금은 없어. 전에 사귀던 상대는 머리와 몸체가 나뉘어 각각 경찰 병원과 우리 집 냉장고에 있거든.'

일상의 덤덤한 이야기와 그 사이에 미스터리 사건에 관한 내용들이 블랙 코메디 작품처럼 함께한다. 나아가 보통의 스릴러, 미스터리 작품의 경우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인물들이 ( 범인 혹은 범인을 좇는 사람 )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이를 치열하게 이끄는 것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의 경우 무덤덤하게 들어가 있는 블랙 코메디의 대사처럼, 비교적 단조로운 것 같은 생활 패턴 속에서 사건을 이끌어간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내용을 늘어지게 만든다기보다 새로운 캐릭처럼 다가오고 신선한 미스터리 소설로 전달된다.





작품 중간에는 일본에서의 지진, 정전 그리고 그로 인한 폭동에 ( 혹은 사건, 사고 )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전에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를 보았을 때 '지진 이후로 심신이 모두 불안정해진 사회를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떠오르기도 했고, 이와 함께 <도쿄 드리프터> 작품도 생각났다.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지진, 정전 등의 이야기도 접했던 영화 작품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들을 조금 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스타일로 다가온,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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